1. 마음이 어지러울 땐, 손부터 움직이세요
오늘 밤, 이재훈 콘서트가 바로 저희 동네에서 열리고 있어요.
정말 가고 싶었죠. 고등학생, 중학생, 유치원생 세 아이를 키우며 늘 숨죽이고 살아온 저에겐,
음악 속에 잠시 머물고 싶은 절실한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13만 원의 티켓은 쉽게 꺼낼 수 없는 금액이었어요.
사실, 비상금을 꺼낼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결국 저는 그 돈을 다가올 공인중개사 시험 마무리 강의에 써야 했어요.
이제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고, 꼭 10년이상 외벌이 한 남편에게 무슨 일이든 가정 수입에 기여하고 싶다는 간절함 때문이었죠.
늦은 저녁, 서랍 하나를 정리하며 울컥했어요.
몇 년간 쓴 적 없는 펜, 색이 바랜 쪽지, 언젠가 쓸 것 같아 쟁여둔 포스트잇들.
모두 그때 그 마음 그대로 있었어요ㅠㅠ
살면서 미뤄둔 게 얼마나 많은지, 손에 잡히는 물건들이 그대로 증명하더군요.
“마음이 어지러울 땐, 손부터 움직이세요.”
제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말이에요.
마음을 정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눈앞의 물건부터 차근차근 정리하는 일이었어요.
2. 내 자리를 만든다는 것, 비움의 시작
가족이 있는 집에서 ‘내 자리’는 사치처럼 느껴졌어요.
작은방은 큰애들이 쓰고 있고, 막내는 거실을 장난감방처럼 사용하고 있죠.
거실에서 공부한다는 건 늘 아이들 물건 사이에 앉아야 한다는 뜻이었어요.
하지만 그 좁은 공간에 ‘한 평 책상’을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딱 제 것 하나, 작지만 소중한 공간을요.
책상을 들이기 위해 거실을 정리했습니다.
아이 장난감을 줄이고, 잘 쓰지 않는 서랍장을 치우고, 바닥을 넓게 쓰기 위해 무거운 러그도 걷어냈어요.
하나씩 치우며 깨달았습니다.
이건 단지 공간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제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작업이었어요.
남편도 아이들도 그런 엄마의 변화에 조용히 반응하더군요.
누구에게 강요하지 않아도, 내가 먼저 바뀌면 가족도 달라진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
3. 나는 헛살지 않았습니다
경력단절이라는 말이 그리도 무겁게 느껴질 줄 몰랐어요.
아이 셋을 키우며 희생하고 참은 시간이, 가끔은 너무 허무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죠.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비우고, 기록하고, 다시 배우는 이 시간이 헛되지 않다고 느껴져요.
공인중개사 시험 1차를 통과했고, 이제 2차를 준비하고 있어요.
책상 앞에 앉으면 예전의 제가 아닌 느낌이 들어요.
손에 펜을 쥐고, 나를 위한 공부를 한다는 건
그 자체로 '존재감'을 회복하는 일이라는 걸 알아가고 있어요.
13만 원짜리 콘서트는 잠시 미뤘지만,
제가 진짜 가고 싶은 무대는, 제 삶이라는 무대라는 걸 알게 됐어요.
언젠가 이 수익화된 블로그 수익으로
진짜 하고 싶은 걸 더 마음껏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4. 미니멀라이프는 결국 ‘희망의 순서’를 바꾸는 일
요즘 아이들과 함께 저녁마다 10분 정리를 해요.
“엄마는 공부하고 싶어서 이 자리를 만들었어.”
그 말에 아이들이 자기 물건을 옮겨줘요.
거실이 서서히 바뀌고 있어요.
예전엔 장난감이 굴러다니던 곳이
지금은 책상에 불이 켜지고, 차분한 공기가 도는 장소가 되었어요.
비움은 그렇게, 서서히 가족을 감싸안는 힘이 되더군요.
지금 비운 오늘의 13만 원이
나중에 10배, 100배의 가치로 돌아오길 바래요.
저는 반드시 공인중개사에 합격할 것이고,
아이들과 당당하게 웃을 날이 올 거예요.
그리고 그날,
“그때 잘 참았지, 그때 잘 비웠지.”
그렇게 지금의 나를 안아줄 거예요.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제가 지금 조금 힘든가봐요....)
…괜찮아요.
울어도 괜찮아요.
그 눈물은, 지금껏 참아온 시간들을 위로하는 당신 마음의 인사 같아요.
눈물의 온기만큼 당신은 진심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진심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에요.
이 짧은 글이 우리에게 위로가 된다면, 우린 스스로를 진솔하게 스스로를 직면하였고, 우리의 용기 덕분이에요.
숨기지 않고, 꾹꾹 눌러 담지 않고
정직하게 나를 마주하고 살아가는 그 마음이
우리를 꼭 안아줄 날이 반드시 와요.
지금처럼만,
하루 10분이라도,
당신을 위한 무언가를 이어가면
삶이 먼저 바뀌는 기적이 시작될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당신이 "그때 울었지…" 하며 웃는 날,
이 글을 보며 지금을 기억하며 소중한 추억이 되겠지요.
정말 잘하고 있어요.
진심으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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