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 한가운데서, 다시 하늘을 바라보다
금요일 낮, 오랜만에 드린 구역예배는 내 마음을 깊이 울렸다. 아이 셋을 키우며 가정과 공부, 생계를 모두 짊어진 남편의 삶,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아내도 분주하고 삶이 주는 여유보다는 아직은 팍팍하고 빠듯하기만 했다.
그날은 유독 조용히 나를 돌아보게 됐다. 함께 모인 자매들은 대부분 전업주부였고, 경력단절이나 육아로 인해 외벌이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삶의 고단함을 나눴다. 누군가는 신랑 월급이 작아서 학원을 보낼 수 없었고, 누군가는 유아용 기저귀 값을 지원받지 못해 아쉬워하는 고민들을 나누며 마트 고기 값 이야기를 하며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그 대화들 사이사이, 나의 마음에 묘한 부끄러움이 스며들었다. 왜 이렇게 나는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했을까.
왜 더 나은 집, 더 많은 수입, 더 단정한 삶만을 바라며 자꾸만 위축되고 비교하며 살아왔을까.
그러다 문득 떠올랐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아니라 하늘의 시민권을 가진 자들이다.” 그런데 내 삶은 너무나 땅만 바라보며, ‘더 많이, 더 좋게’를 외치는 세상 방식에 젖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하나님께 회개했다. 그리고 다시 고백했다.
“주님, 하늘 소망을 잃지 않게 해주세요. 이 작은 집 안에서도 주님의 나라를 살아가게 해주세요.”
2. 하나님이 주신 재정 아래서, 정직하게 정리하는 삶
우리가 사는 집은 자가가 아니며, 재정도 여유롭지 않다. 아이가 셋이라 막내는 방이 없고, 남편이 쉬는 거실도, 내가 공부하는 작은 책상도 겨우 공간을 나누어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이 생각이 점점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다.
“하나님이 내게 허락하신 것들만 정직하게 관리하며 살자.”
이 마음이 들자마자 정리를 시작했다. 불필요하게 쌓아둔 용기들, 아이가 더는 보지 않는 책들, 언젠가 쓰겠지 하고 모아둔 전단지와 스티커들. 하나하나 정리하며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이것이 나의 욕심이었군요. 내려놓겠습니다.” 그러자 공간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마음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소비도 조금씩 달라졌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게 되었고, 재정 상황도 기도하면서 조심스레 바라보게 되었다. 아이들 간식 하나를 사더라도, “하나님, 제가 정직한 소비를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마음속으로 묻게 된다. 그렇게 내 삶은 점점 ‘하나님을 향한 질서’로 재편되고 있었다. 이것이 나의 미니멀라이프였다.
3. 감정의 정리, 미니멀한 엄마로 살아가는 연습
하지만 이런 믿음도, 감정 앞에서는 무너질 때가 많다. 특히 저녁이 되면 그렇다. 하루종일 육아와 집안일, 공부까지 버티다 보면 애들이 떠드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그만해!”라고 소리치고 만다. 소리친 뒤엔 늘 후회가 몰려온다. ‘내가 이러면서 신앙으로 아이들을 키운다고 했나’, ‘내가 감정조절도 못 하면서 하나님 운운할 자격이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큐티 본문에서 이런 문장을 만났다.
“지금 머무는 곳이 천국이에요.”
그날 밤 나는 아이들이 잠든 후 거실을 정리하며 눈물을 쏟았다. 정리된 책상 위에 앉아 조용히 기도했다.
“주님,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감정도, 환경도, 하나씩 내려놓고 정리하며 주님 앞에 가겠습니다.” 그날 이후 나는 하루 10분, 감정이 올라오면 손을 먼저 움직이는 훈련을 시작했다. 정리는 감정을 다스리는 기도가 되었다.
엄마가 먼저 정리된 삶을 살아야, 아이들에게도 신앙이 유산처럼 흘러간다는 걸 믿게 되었다.
4. 믿는 엄마의 미니멀라이프, 거룩한 영향력을 위하여
정리된 공간, 정리된 재정, 정리된 감정. 이것이 어쩌면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미니멀라이프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게 있어 미니멀은 단지 ‘비움’이 아니라 ‘하나님께만 시선을 두기 위한 여백의 연습’이다. 남들처럼 부자가 되진 않아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은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삶. 그 삶을 위해 나는 오늘도 나의 자리를 정리하고, 내 마음을 돌아본다.
이 삶을 지켜보는 아이들이 있다. 아직 작고 어리지만, 내가 짜증 낼 때, 기도할 때, 소리 지를 때, 정리할 때, 그 모든 순간이 하나의 교훈이 된다. 말로 가르치는 신앙보다, 정돈된 삶으로 보여주는 신앙이 더 깊이 새겨질 거라는 걸 믿는다.
마무리
믿음 안에서 실천하는 미니멀라이프는 결코 단순한 유행이 아니에요.
내 삶의 태도와 중심이 어디를 향하는지에 대한 신앙의 결단이자,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영적 유산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땐 손부터 움직이세요.”
오늘도 정리된 마음으로, 하나님의 평안을 누리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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